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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여행 (고창읍성, 학원농장, 해변일몰)

다아트라파 2026. 9. 28. 15:22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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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창 청농원 라벤더가 만개한 사진
    고창 청농원 라벤더가 만개한 사진

     

     

    솔직히 고창은 그냥 보리밭이나 있는 시골이겠거니 하고 큰 기대 없이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성벽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맹종죽림(孟宗竹林)과 끝없이 이어지는 보리밭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 그 생각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으로 지정된 고창은 청정 자연과 역사 문화재, 최신 미디어아트 전시까지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고창읍성 — 성벽 위에서 조선시대를 걷다

    고창읍성을 처음 찾은 건 오전 이른 시간이었는데, 정문인 공북루(拱北樓)에서 태극 문양의 용고와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는 모습을 보자마자 카메라부터 들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웅장했습니다.

    고창읍성은 조선 단종 때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성곽으로, 모양성(牟陽城)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립니다. 우리나라 3대 성 중 하나로 꼽히며, 평지가 아닌 얕은 산지의 자연석을 그대로 활용해 쌓아 올린 덕분에 현재까지 원형에 가장 가깝게 보존된 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총 둘레 1,684m의 성벽을 한 바퀴 걷는 데 약 30분이 걸립니다.

    성곽(城廓)이란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도시나 군사 요충지 주변에 돌이나 흙으로 두르는 방어 시설을 의미합니다. 고창읍성은 그 성곽의 형태와 내부 구조가 동시에 잘 남아 있어 역사 교육 현장으로도 가치가 큽니다.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이름을 올린 이유가 있었습니다.

    성벽을 걸으며 제가 가장 감탄한 건 서문 쪽에 자리한 맹종죽림이었습니다. 맹종죽림(孟宗竹林)이란 중국에서 들어온 굵은 대나무인 맹종죽이 빽빽하게 자란 대나무 숲을 뜻하는데, 10m를 훌쩍 넘는 대나무들이 빛을 차단할 만큼 촘촘하게 들어서 있어 성벽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초록 융단을 깔아 놓은 것 같았습니다. 여름철에도 이 그늘 아래는 서늘했습니다.

    답성 놀이도 해봤습니다. 돌을 머리에 이고 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리병이 낫고, 두 바퀴는 무병장수, 세 바퀴는 극락왕생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전통 체험입니다. 돌을 머리에 얹고 비틀비틀 걷다 보니 같이 간 일행과 웃음이 터졌는데, 소소하지만 이게 꽤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성 바로 앞에는 판소리 여섯 마당을 집대성한 신재효(申在孝) 고택과 판소리 박물관도 함께 자리하고 있어 역사 문화 탐방을 이어가기에 좋습니다. 매년 열리는 모양성제(牟陽城祭) 축제 기간에 맞춰 방문하면 더욱 풍성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출처: 고창군청 공식 홈페이지).

    • 성벽 총 둘레 1,684m, 도보 1바퀴 약 30분 소요
    • 공북루 정문, 14동 관아 건물, 맹종죽림 포토스폿 필수
    • 답성 놀이 체험 가능 — 돌을 머리에 이고 성 한 바퀴 도는 전통 민속 체험
    • 인근 신재효 고택 · 판소리 박물관 함께 방문 추천
    요약: 원형 보존도가 가장 높은 고창읍성은 맹종죽림·답성 놀이·관아 건물까지 역사와 체험이 한데 어우러진 고창 여행의 핵심 코스입니다.

     

    학원농장 — 보리밭 한가운데서 스트레스가 사라졌습니다

    고창읍성에서 차로 20분쯤 달려 보리나라 학원농장에 도착했을 때, 제가 처음 든 생각은 "이걸 사진으로 찍어봤자 이 느낌은 절대 못 담는다"였습니다. 30여만 평의 구릉지에 펼쳐진 청보리밭이 바람에 살랑이는 장면은 직접 서 있어야만 실감이 납니다.

    학원농장은 봄에는 청보리밭,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에는 메밀꽃이 새하얗게 피어나며 계절마다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특히 봄철이면 매년 약 50만 명이 찾는 고창 청보리밭 축제가 열리는데, 청보리(靑보리)란 수확 전 파랗게 살아 있는 보리를 말하며, 이 시기 특유의 초록빛 물결이 이곳의 상징입니다.

    최근에는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의 주인공들이 풋풋한 사랑을 나누던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농장 입구 기념품 가게에서는 드라마 주인공 의상을 대여할 수 있어 색다른 사진 한 장을 남기기에도 좋습니다.

    제가 이날 점심으로 먹은 보리비빔밥이 예상 밖으로 별미였습니다. 겉보기엔 그냥 시골 밥집 음식 같았는데, 고소한 보리밥에 각종 나물이 어우러지니 도시에서는 절대 못 만나는 맛이었습니다. 농장 내 식당에서 보리비빔밥, 해물파전 등을 맛볼 수 있으니 허기진 채로 돌아다니지 마시고 꼭 드셔 보시길 권합니다.

    한 가지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학원농장은 방문 시기를 잘못 맞추면 기대보다 아쉬울 수 있습니다. 청보리밭은 보통 4월 중순~5월 초가 절정인데, 해마다 개화 시기가 다소 달라지므로 방문 전 농장 공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6차 산업(六次産業)이란 1차(농업 생산) × 2차(가공) × 3차(서비스·관광)를 결합한 복합 산업 모델을 말하는데, 학원농장이 딱 그 구조입니다. 텃밭에서 키운 보리가 식당 재료가 되고, 기념품으로 재탄생하는 흐름이 한 공간 안에 완결되어 있습니다(출처: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구석구석).

    요약: 30여만 평 규모의 보리나라 학원농장은 계절별 풍경과 6차 산업 체험이 함께하는 곳으로, 방문 전 개화 시기 확인이 필수입니다.

     

    선운 미디어 갤러리 · 청농원 · 해변 일몰 — 고창의 숨겨진 결

    고창읍성과 학원농장만으로도 하루가 꽉 찼지만, 이 두 곳만 보고 고창을 다 봤다고 하기엔 너무 아깝습니다. 저도 처음엔 이 세 곳을 어떻게 하루에 넣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동선을 잘 짜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선운 미디어 갤러리는 선운산 도립공원 입구에 2025년 4월 새롭게 문을 연 신상 공간입니다. 고창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7선을 포함해 치유 자원과 자연환경을 미디어아트(Media Art)로 구현해 놓았습니다. 미디어아트란 디지털 기술과 예술을 결합해 빛, 영상, 소리 등으로 공간을 채우는 현대 예술 장르를 말합니다. 실감형 미디어로 걸을 때마다 발걸음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영상이 펼쳐지는데,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만합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화요일~일요일 관람이 가능합니다. 함께 위치한 선운사는 1,500년 역사의 천년 고찰로, 전국 3대 꽃무릇 군락지로도 손꼽힙니다.

    고창 청농원은 이만여 평 규모에 라벤더, 수국, 핑크 뮬리 등을 계절별로 선보이는 팜스테이형 관광지입니다. 약 5,000평의 라벤더 정원이 한옥 건물과 어우러진 풍경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이색 조합입니다. 라벤더(Lavender) 정원의 절정은 보통 6월 중순 무렵인데, 개화 시기가 해마다 달라지므로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정원 뒤편 대나무·소나무 숲 산책로도 조용하게 걷기 좋았습니다.

    하루의 마지막은 구시포 해수욕장이나 동호 해수욕장에서 일몰로 마무리하면 좋습니다. 구시포 해수욕장은 금빛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진 고창 대표 해수욕장으로, 낙조 전망이 빼어납니다. 동호 해수욕장은 천년 노송이 우거진 솔숲과 개펄이 공존하는 곳으로, 야간 경관 조명까지 더해지면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저는 해안선을 따라 걸으며 붉게 물드는 하늘을 바라봤는데, 그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이 없어졌습니다.

    요약: 선운 미디어 갤러리의 무료 미디어아트 체험, 청농원의 라벤더 정원, 구시포·동호 해변의 일몰 야경은 고창 여행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숨겨진 코스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창 청보리밭 축제는 언제 가야 가장 예쁜가요?

    A. 통상적으로 4월 중순에서 5월 초가 절정입니다. 다만 해마다 날씨에 따라 개화 시기가 달라지므로, 방문 전 보리나라 학원농장 공식 공지나 고창군청 홈페이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시기를 잘못 맞추면 보리가 이미 누렇게 변해 있을 수 있어 아쉬울 수 있습니다.

     

    Q. 고창읍성 입장료가 있나요? 성벽 걷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A. 고창읍성은 유료 입장이며, 성벽 총 둘레가 1,684m로 한 바퀴를 천천히 걸으면 약 30분이 소요됩니다. 답성 놀이 체험도 현장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 돌을 하나 들고 올라가 보시면 소소한 재미가 있습니다.

     

    Q. 선운 미디어 갤러리는 입장료가 있나요?

    A. 현재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관람이 가능하며, 월요일은 정기 휴관입니다. 2025년 4월에 새롭게 리모델링해 문을 연 신상 공간이라 시설이 깔끔하고, 발걸음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영상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습니다.

     

    Q. 고창 주요 명소들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대중교통으로 다니기 어렵지 않나요?

    A. 솔직히 말씀드리면, 고창은 주요 관광지들이 군 전역에 분산되어 있어 대중교통만으로 효율적으로 돌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렌터카나 자차 이용을 강력히 추천드리며, 현재 고창군 차원에서 연계 관광 셔틀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하니 방문 전 군청 홈페이지에서 최신 교통 정보를 확인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결론

    고창은 제 경험상 '기대보다 훨씬 많은 것을 돌려주는 여행지'입니다.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UNESCO Biosphere Reserve)이라는 공식 타이틀이 괜히 붙은 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생물권 보전 지역이란 생태계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동시에 추구하는 지역으로 유네스코가 지정합니다. 고창 전체 행정 구역이 이 기준을 충족한 건 국내에서 전례 없는 일입니다.

    고창읍성에서 시작해 보리나라 학원농장, 선운 미디어 갤러리, 청농원을 거쳐 해변 일몰로 마무리하는 동선이 하루 코스로 가장 밀도 있었습니다. 다만 청농원 라벤더나 학원농장 청보리처럼 계절 의존도가 높은 명소는 방문 전 개화 시기를 반드시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시기를 잘 맞춘다면, 고창은 분명히 다시 오고 싶어지는 곳이 될 것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W3uDTEuWD5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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