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처음엔 '8.4km면 좀 뻐근하게 걷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걸어보니 완전히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충북 영동의 월류봉 둘레길은 금강을 끼고 수직 절벽 옆을 지나는 드라마틱한 풍경 속에서도 걷기가 놀랍도록 편안한 코스입니다. 코스 내내 데크길과 무장애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등산화 없이 운동화만 신고 와도 전혀 부담이 없었습니다. 다만 반환점인 반야사에서 원류봉 광장으로 돌아오는 교통편 문제는 아직 미완성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데크길의 완성도, 직접 걸어보니 달랐습니다일반적으로 강변 데크길이라고 하면 관광지 분위기의 단순한 산책로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월류봉 둘레길의 데크길은 그 개념 자체가 달랐습니다. 수직 절벽 바로 옆으로, 계곡 수면 위로 기둥을 박아 공중에 띄운 구조물 위를 실..
공원 산책을 즐기면서 저도 한동안 메타세쿼이아인 줄 알았던 나무가 사실 전혀 다른 수종이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지금은 가로수와 공원수로 흔히 볼 수 있는 메타세쿼이아지만, 불과 80여 년 전만 해도 화석으로만 존재가 확인된 멸종 나무였습니다. 그 사연부터 가을에 꼭 가봐야 할 명소까지, 제가 직접 걸어보고 느낀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멸종위기였던 나무가 가로수가 되기까지평소 집 근처 공원을 산책하면서 키 큰 나무들 아래를 걷는 걸 좋아했는데, 어느 날 연못가에서 뿌리가 땅 위로 죽순처럼 뾰족하게 솟아오른 나무를 발견했습니다. 처음엔 당연히 메타세쿼이아겠거니 했는데, 알고 보니 그건 낙우송이었습니다. 그 뒤로 두 나무를 제대로 구별하고 싶어서 자료를 찾아보다가 메타세쿼이아 자체의 역사가 꽤 드라마틱하다는..
주말마다 어디 갈지 고민하다가 결국 늘 가던 데만 가게 되는 분, 저도 딱 그랬습니다. 그러다 문득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고장'이라는 말이 머릿속에 걸렸고, 충청북도 제천으로 무작정 떠났습니다. 삼한시대 저수지부터 222m짜리 출렁다리, 암벽 아래 숨어 있는 고즈넉한 사찰까지 — 하루 만에 이렇게 다채로운 결을 가진 도시가 있다는 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의림지와 비룡담저수지 — 물 위에서 만난 천년의 시간 제천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의림지였습니다. 사실 '저수지 구경'이라고 하면 좀 밋밋하게 들릴 수 있는데, 막상 가보니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의림지는 명승 제20호로 지정된 곳으로, 김제 벽골제·밀양 수산제와 함께 우리나라 최고의 고대 저수지 중 하나로 꼽힙니다. 정확한 조성 연..